2013년 7월 18일 목요일

사람은

생각보다 숨길 수 없다.
전에 사랑과 가난과 기침은 사람이 숨길 수 없는 세가지라고 했던가.
아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숨길 수 없다.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이살아갈 수 있는 삶의 길은 굉장히 다르구나, 생각했다.
내가 실수하고 망쳐버리는 것들에 대해 나도 지친다.
애초부터 무언가를 잘했던 인물이 아니었던것 같기도 하고..
좀 괜찮은 인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관계에 있어서 거짓을 일삼는 이유는
아마 내가 더럽게 이기적이고, 못봐줄 인간성을 가지고 있어서- 가 아닐까.
아니면 이 덜 자란 어린아이 같은 잔인함에, 이기심에
-오히려 진짜 순수하고 오히려 더 착한어른들이 - 상처받으니까, 그 미안함에 애쓰는게 아닐까.
인생을, 굽은 상태로 오래 방치되었던 인생을 바로 펴기란 쉽지 않다.
멈춘 시간속에, 부유하는 그 공기 사이로, 반짝이는 작은 알갱이들은
마치 먼지 같기도. 눈물 같기도. 별 같기도 했다.
차가운 감정들, 내가 몰랐던.
항상 외면의 것들을 겪고 나면 문득 어딘가에있을 나의 사람이 그립다.
눈물이나 감정들은 그저 바람에 스쳐사라지듯.
의미없는 곳에, 차가운 구석 한 곳에 머물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
보통 내가 남긴 것들은 그렇게 흔적 없이 사라진다.
내가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을까

당신들이 날 미워하여도.


당신들이 날 미워하여도.
나는 별 수가 없다
오래전부터 -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고 미워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는데 나는 별 수가 없었다
당신이 나를 미워하는데 -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당신이 나를 미워해버리고 마는데는 나는 힘이 없었다
그저 나대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와 이곳에서 이런일이 생긴다고 해서
새삼스럽지 않은 것은
내가 새삼스러운 어린시절을 보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대들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내가 별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꾸역꾸역 오늘도 한걸음을 걸어갈 따름이다.
단지 나도 상처받는 존재라
너무 미워하지만 말아줬으면 좋겠다
당신이 나를 미워한다고 해서 내가 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울지못해 웃고 있을 뿐이다
내가 존재하는 것에대해서 사과하고
내가 내뱉은 숨에 대해 사과하고
살아있기 때문에 남겨지는 흔적에 대해 사과하고
아무리 흔적조차 없애버리고 싶어 노력해도
작은 실오라기 하나 너의 눈에 밟히면 화들짝 놀라게 되고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과해도
왜 사과하는지 물어도 답할 말이 없다
내 존재를 지우지 못하는 무능력함에 절망감이 스며든다
난 모든 예상보다 더
너의 혐오에 민감하다.
내 마음에서 절대 지워지지 않을만큼 새겨진 글자들은 오늘도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2013년 7월 4일 목요일

쉬지 않고



  쉬지 않고 변명을 늘어 놓다가

  더 이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때

  바로 그때











2013년 7월 2일 화요일

달리기




    우리가 지금 달리는 곳은

    풀 냄새 나는 숲 속일 수도

    어디선가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절벽일 수도

    발이 빠져서 한발짝 움직이기 힘든 진흙 속일 수도

    콘크리트로 범벅되어 있는 지하 터널 속일 수도

    흙먼지가 휘날리는 시골 운동장일 수도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트랙일 수도

    앞이 보이지 않는 빗 속일 수도



    그냥..

    그냥 어둠일 수도 있다


  
















 화를 내는 편집증 환자처럼

 지난 나의 삶에 화를 내고 있다

 더 이상 잘 할 수 없었겠지만
 더 잘하지 못한 내가 미워서 

 미친 것 처럼 나 자신을 찢어버리고 싶은 감정에 
 스폰지 처럼 온몸의 구멍에서 줄줄 새어나오는 냄새나고 끈적이는 것들이

 굽은 등을 
 움츠러든 어깨를 
 숙인 고개를
 딱딱하게 굳어버리도록 
 영원히 그 자리에 있도록
 만들어버린다






정체는 괴물



  나는 늘 왜 금기적인 것일까

 
 
  본능적으로

  순수한 내 자신이 뱉어내는 것들은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것들

  이런 덜떨어진 버러지 같은 인간


 
  그것을 숨기기 위해
  내 안의 역겨운 것들을 숨기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해보는 거지



 역겨운 인간, 정체는 괴물, 그래서 난 숨는다

 끊임없이 숨는다. 계속 숨는다.
 



계속 도망친다


 계속 도망친다

 끊임없이 도망친다

 말할 수 없다

 계속 도망친다





2013년 5월 8일 수요일

그렇게


 
  그렇게

  별이 되었다고 믿으며 살고 있는거야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고 만들어낸 거대한 이야기가
 
  이루어졌으나 별이되었다고

  어떤 어두운 몸에 갇힌지도

   어떤 어린 몸에 갇힌지도 모르고

   혈관으로 들여보내준 원숭이는 계속 자기 일을 찾아 그자리를 뱅글뱅글 돌고있음을 모르고


  그렇게 믿으며 살고 있는거야

  어디 갇혀있는지 평생모르고

   그렇게 살고 있는거야



I




I shut up the world




혼자 말하고



  혼자 말하고

  혼자 답하는 것이

  익숙해진다








 

때로는



  때로는 보이는 세상과

  느껴지는 세상이

  점점 멀어져서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생기면

  그 이질감에

  왠지 엉덩이가 간질간질 하다


 

2013년 4월 30일 화요일

이런 아침이 되면


이런 아침이 되면

꿈꾸는 것처럼

현실과 망상과 지나가는

넋두리들이 생각들이

물방울 무리처럼

뭉쳤다가 흩어졌다 하면서

없는 기억을 만들어낸다.




진짜가 아닌 현실에 몸을 깊숙히 누이면

순서도 없이 과거로 돌아간다



냄새

새벽 내음

아침 햇살 내음


무색 무취의 향이 독하기도 하다





정작 그때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는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잊고 싶지 않아서

두 눈을 껌뻑거리며

바라보았을 뿐인데









가장 취하고

가장 들떠있는

이른 시간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없다


 
 네가

 
 여기


 없다

침묵속에



  침묵속에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길들여져 버린 것일까

  견뎌낸다는 것이 어렵지만

  심지어 견뎌야하는 이유를

  유일하게 아는 내가

  내가 그 이유를 잊어버리니

  너무 서러워졌다




없다


없다

  너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 너와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왜 오지 못하니

  그런데 왜 가지 못하니


  이렇게 엉엉 울어대는데
 
  서러운 울음소리가 이렇게도 나는데 넌 어떻게 돌아보지도 않니

  


   지금 이 순간 너와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보고싶다 

   네가 보고싶다

   아주 많이 보고싶다

    그립다 

   의미없던 시간들이 그립다 

   그 말소리가 얼핏 들리는 것 같다 

   





   앞으로 간다 
 
   넌 날 비난하겠지

   하지만 떠나버린건 내가 아니다 

   이제는 됬노라며,  떠나겠다며,  

   이미 선혈이 낭자한 가슴에 비수를 꼽고 돌아선건 

   내가 아니다 


   누구한테 말한 적 없지만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겠지만

   돌아서서 가버린건

   내가 아니다  

    



    


    

  뱉어낸 소리가 텅빈 벽에 맞아 돌고 돌아서 울리고 울려서 

  한가지 소리가 귀가 아플때까지 커지고 커지면 그 울음이 날 삼키고 

  멤멤도는 동굴의 세상에 갇히면

  나는 이야기속의 악당인가.  동화 속 악마인가. 영화 속 나쁜놈인가. 
 
  




   괴로움 속에 갇혀서 토해낼 곳도 없이 떠도는 모습이 

   딱 그 꼴이다 
   
   
  



  
   
  감히 말하기를

  다음에 너를 만나면 

  어그러지고 짓눌려진 이 마음이 

  어떻게 될런지 모른다고 

  미처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너의 화려한 언변에 가려져서 

  너의 열화와 같은 비난에 가려져서 

  말로 사람을 사는 너의 언변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썩은 도끼같은 

  어그러지고 짓눌려진 이 마음이 

  뜨거운 괴로움 속에 잘 달구어진 이 마음이 

  네 눈을  파먹고 네 배를 가르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시간이 흐르고

  찬 바람에 몸이 식을때면 

  이마저도 다 의미가 없구나 

  나에게만 뜨거웠던 일이였구나 

  차갑게 식은 몸이 

  뻣뻣하게 굳은 몸이 

  밤새 혼자였음을 알려줄때면

  그 격한 몸짓이 그 격한 이야기들이 꿈이었구나 

  그곳에 너는 없었구나 
 
  나에게만 뜨거웠던 일이였구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데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데 

  나에게만 남아있는 일이였구나 

  이마저도 아무 의미가 없구나 














  시작은 
 
  봅의 따스함 속이 아니라 얼어붙은 땅속에서 인것처럼 

  어느때보다 춥고 외로웠던 한 해가 지나갔으니 

  이제는 남은 것 없으니 

  돌아보지 않겠다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으니 

  앞으로만 가겠다 








   지금 

   바로 지금 







 
   없다

   너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 너와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간다 

  갈 곳 없는 내가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그 곳으로 
 
  갈 곳 없는 내가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그 길로 

  너를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