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0일 화요일

이런 아침이 되면


이런 아침이 되면

꿈꾸는 것처럼

현실과 망상과 지나가는

넋두리들이 생각들이

물방울 무리처럼

뭉쳤다가 흩어졌다 하면서

없는 기억을 만들어낸다.




진짜가 아닌 현실에 몸을 깊숙히 누이면

순서도 없이 과거로 돌아간다



냄새

새벽 내음

아침 햇살 내음


무색 무취의 향이 독하기도 하다





정작 그때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는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잊고 싶지 않아서

두 눈을 껌뻑거리며

바라보았을 뿐인데









가장 취하고

가장 들떠있는

이른 시간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없다


 
 네가

 
 여기


 없다

침묵속에



  침묵속에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길들여져 버린 것일까

  견뎌낸다는 것이 어렵지만

  심지어 견뎌야하는 이유를

  유일하게 아는 내가

  내가 그 이유를 잊어버리니

  너무 서러워졌다




없다


없다

  너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 너와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왜 오지 못하니

  그런데 왜 가지 못하니


  이렇게 엉엉 울어대는데
 
  서러운 울음소리가 이렇게도 나는데 넌 어떻게 돌아보지도 않니

  


   지금 이 순간 너와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보고싶다 

   네가 보고싶다

   아주 많이 보고싶다

    그립다 

   의미없던 시간들이 그립다 

   그 말소리가 얼핏 들리는 것 같다 

   





   앞으로 간다 
 
   넌 날 비난하겠지

   하지만 떠나버린건 내가 아니다 

   이제는 됬노라며,  떠나겠다며,  

   이미 선혈이 낭자한 가슴에 비수를 꼽고 돌아선건 

   내가 아니다 


   누구한테 말한 적 없지만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겠지만

   돌아서서 가버린건

   내가 아니다  

    



    


    

  뱉어낸 소리가 텅빈 벽에 맞아 돌고 돌아서 울리고 울려서 

  한가지 소리가 귀가 아플때까지 커지고 커지면 그 울음이 날 삼키고 

  멤멤도는 동굴의 세상에 갇히면

  나는 이야기속의 악당인가.  동화 속 악마인가. 영화 속 나쁜놈인가. 
 
  




   괴로움 속에 갇혀서 토해낼 곳도 없이 떠도는 모습이 

   딱 그 꼴이다 
   
   
  



  
   
  감히 말하기를

  다음에 너를 만나면 

  어그러지고 짓눌려진 이 마음이 

  어떻게 될런지 모른다고 

  미처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너의 화려한 언변에 가려져서 

  너의 열화와 같은 비난에 가려져서 

  말로 사람을 사는 너의 언변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썩은 도끼같은 

  어그러지고 짓눌려진 이 마음이 

  뜨거운 괴로움 속에 잘 달구어진 이 마음이 

  네 눈을  파먹고 네 배를 가르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시간이 흐르고

  찬 바람에 몸이 식을때면 

  이마저도 다 의미가 없구나 

  나에게만 뜨거웠던 일이였구나 

  차갑게 식은 몸이 

  뻣뻣하게 굳은 몸이 

  밤새 혼자였음을 알려줄때면

  그 격한 몸짓이 그 격한 이야기들이 꿈이었구나 

  그곳에 너는 없었구나 
 
  나에게만 뜨거웠던 일이였구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데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데 

  나에게만 남아있는 일이였구나 

  이마저도 아무 의미가 없구나 














  시작은 
 
  봅의 따스함 속이 아니라 얼어붙은 땅속에서 인것처럼 

  어느때보다 춥고 외로웠던 한 해가 지나갔으니 

  이제는 남은 것 없으니 

  돌아보지 않겠다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으니 

  앞으로만 가겠다 








   지금 

   바로 지금 







 
   없다

   너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지금 이 순간 너와 나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간다 

  갈 곳 없는 내가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그 곳으로 
 
  갈 곳 없는 내가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그 길로 

  너를 만나러

  간다